Episode.1
"올 한해 고생많으셨습니다.
뿌듯함 가운데 아쉬움, 섭섭함, 허탈한 마음도 있으셨을지 모르겠네요.
그런 마음일랑 2021년에 두시고,
우리 뿌듯한 마음과 단단한 의지만 가지고 22년으로 가요.
한 해 동안 감사드렸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지난 해 나의 새해 인사였다.
늘 인사를 챙겨서 '잘' 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작년에는 왠지 구석구석 인사를 꼭 드리고 싶었다.
친구가 별로 없는 탓에 20명 남짓되는 분들과 인사를 주고받는 시간이 1시간도 채 걸리지 않은 것 같다.
그 짧은 시간이 도리어 내게 더 없이 풍족한 기쁨을 주었다.
전직장 대리님들께서는 늙어서 공부한다고 고생이 많다며
별다방 쿠폰도 2장씩이나 보내주셨고,
(별다방 매니아가 아닌데 어쩌다보니 전 회사에서 별다방 매니아로 불리우고 있었다;;ㅎ)
사회초년생 시절부터 7년을 함께 울고 웃었던
첫직장 동료분들께서도 "넌 그럴줄 알았어 ㅋㅋ 잘 할거야" 라며 격려해주셨으며,
15년을 친구로 남아준 수연이는 좋은 시절이 오면 신당동 소곱창 맛집에 다시금 데려가 준다고 호언장담을 했다.
다들 30대 늦은 나이에 백수가 된 나의 볼 품없는 인사를 참 따뜻하게도 받아주었다.
때때로 불쑥 불안함이 들 때면
한 없이 작아지곤 했던 마음에 쉬이 꺼지지 않을 따뜻한 온기를 베풀어 준 고마운 분들. 감사합니다 :)
Episode.2
31일 저녁 식사는 엄마와 둘이 하게 되었다.
백수가 된 후로 처음 도*노피자를 시켰는데,
예약시간보다 15분이나 일찍 출발한 탓에 (연말 특수였던것 같다;;)
내가 집에 도착하기 전에 피자 배달이 된 것이다.
여기에서 아주 죄송한 일이 생겼다.
초인종이 고장났기 때문에 배달오시면 꼭 전화를 달라고 메모를 남겨놓는데,
마침 내 핸드폰이 매너모드+롱패딩 조합이어서 전화를 못받았던 것....!!!!!
부재중 전화가 무려 3통이나 찍혀있었다.
예상 못한 시간에 배달이 된 탓에 미처 핸드폰을 확인할 생각을 못했다.
그 4번째에 전화를 받을 동안 피자 배달 기사님은 밖에서 기다리셔야 했다.
얼마나 죄송한 일인가.
연말 대목이라 한창 바쁘실 분을 밖에 세워두다니..!!! 그것도 이 추운날씨에!!
부재중 목록을 보니 가슴이 철렁했다.
죄송한 마음에 부재중 번호로 사과의 문자를 보냈다.
다행히 이해를 해주셔서 연말에 얼굴 붉힐 일이 없었다.
마음 따뜻한 기사님 덕분에 오전/오후 내내 내 연말은 따뜻할 수 있었다.
언제나 안전운행 하시길 ^^ !!
조금 늦게 2021년을 마무리 하며..
말 한마디에 천냥 빚을 갚고,
작은 수고로 얻을 이익(마음의 이익 포함)이 크다면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지극히 현실적이고 냉랭해져 가는 30대 중반의 고비에서
오늘도 여럿 분들의 온기 덕분에 아슬아슬 중심을 잡으며 살아간다.
Happy New Yea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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